해외 레슨 영상이나 자료를 보다 보면, 퍼팅 스트로크를 설명하는 방식이 코치마다 참 다르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어떤 코치는 '어깨로 밀어라'라고 하고, 어떤 코치는 '손목의 느낌을 살려라'라고 하니까요. 오늘은 제가 새로 만든 이론이 아니라, 퍼팅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거장의 철학을 소개해 드리고, 레슨 현장에서 아마추어 골퍼분들께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제 생각을 더해볼게요.

오늘 소개할 두 분은 Dave Pelz와 Stan Utley예요. 두 분 다 퍼팅 하나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분들인데, 스트로크를 보는 눈이 거의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둘 중 누가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 느낌에 어느 쪽이 더 잘 맞는지를 찾는 게 오늘 글의 목적이에요.

01어깨가 주도하는 진자 — Dave Pelz의 '스트로크 플레인'

Dave Pelz는 원래 NASA에서 일했던 물리학자예요. 과학적인 원리를 골프, 특히 퍼팅에 적용한 대표적인 인물이죠. 그가 만든 핵심 개념이 '스트로크 플레인(stroke plane)'인데, 퍼팅 스트로크가 그려야 할 이상적인 궤도를 어깨가 주도하는 진자 운동으로 정의했어요. 손목은 최대한 가만히 두고, 양쪽 어깨와 팔이 하나의 틀처럼 움직이면서 퍼터를 왕복시키는 방식입니다. 그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에이밍·정렬·거리감을 훈련하는 도구를 수십 개나 만들었는데, 특히 3피트(약 90cm) 안쪽 짧은 퍼트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많이 쓰였어요. 손목 움직임을 줄일수록 페이스가 열리고 닫히는 변수가 적어지니까, '짧은 퍼트는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잘 맞는 접근이에요.

02손목과 손이 느낌을 만든다 — Stan Utley의 '기울어진 진자'

Stan Utley는 PGA투어에서 9홀 최소 퍼트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The Art of Putting'이라는 책을 썼을 만큼 퍼팅으로 인정받은 분이에요. 그런데 그가 보는 스트로크는 Pelz와 결이 많이 달라요. 그는 퍼팅 스트로크를 '기울어진 진자(tilted pendulum)'로 봐요. 몸통이나 어깨가 큰 틀을 잡는 게 아니라, 팔꿈치·손목 같은 관절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스트로크가 만들어진다는 입장이에요. 손목과 손을 억지로 고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부위가 터치감과 부드러움을 만들어낸다고 보는 거죠. 거리감을 손끝의 느낌으로 조절하는 분들, 숫자보다 감으로 치는 게 편한 분들이라면 이 쪽 설명이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03둘 다 일리 있는 접근이에요 — 그런데 섞어 쓰면 안 돼요

여기서 꼭 짚어야 할 게 있어요. Pelz의 '어깨 주도·손목 최소화'와 Utley의 '팔 관절·손목 느낌 중시'는 서로 다른, 때로는 상반되는 유파라서 둘을 한꺼번에 섞어 쓰면 안 돼요. '어깨로 밀면서 손목 느낌도 살려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몸이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받아 오히려 더 어색해집니다. 그래서 고르는 기준을 드리자면, 짧은 퍼트 앞에서 손이 떨리거나 스트로크 중 페이스가 왜 열리고 닫히는지 스스로 설명이 안 되는 분들은 변수를 줄이는 Pelz 쪽부터 시도해보시고, 스트로크가 너무 뻣뻣하고 기계적으로 느껴지거나 거리감이 숫자로는 맞는데 실제로 치면 자꾸 어색한 분들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살리는 Utley 쪽이 더 잘 맞을 수 있어요. 어느 한쪽을 골랐다면 당분간은 그 틀 안에서만 연습해보시고, 다른 쪽을 섞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04오늘 정리

Pelz는 과학자의 눈으로 변수를 줄이는 쪽을, Utley는 선수의 몸으로 느낌을 살리는 쪽을 택했어요. 두 분 다 틀린 게 아니라 각자의 길에서 최고가 된 분들이에요. 오늘 소개해드린 두 가지 길 중에서 어느 쪽이 내 스트로크에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다음 연습 라운드에서 하나씩 시도해보세요. 둘 다 영 어색하다면, 레슨 프로와 직접 영상을 찍어가며 내 스트로크가 둘 중 어디에 가까운지 점검해보시는 것도 좋은 다음 단계입니다.

#LAB #퍼팅스트로크#스트로크철학
최종환
최종환 · 퍼팅 코치 ·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
2016년 설립한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 원장. KLPGA·KPGA·PGA·LPGA 투어 선수들의 퍼팅을 코칭하며 L.A.B. GOLF·TourPutt 글로벌 앰버서더로도 활동한다. 이다연·윤이나·성유진 등을 지도했고, SBS Golf·골프매거진코리아 등에서 그린 리딩과 스트로크를 데이터 기반으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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