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1. 스윙을 보기 전에 몸의 불편함과 과거의 부상 경험, 원하는 골프를 먼저 듣습니다.
  2. 치킨윙처럼 눈에 띄는 모양보다 그 동작을 만든 원인을 먼저 살핍니다.
  3. 어드레스와 절반의 힘, 익숙한 리듬처럼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연습을 권합니다.

스윙의 모양을 바꾸는 일보다 앞서는 질문이 있다. 어디가 불편한지, 어떤 골프를 하고 싶은지. 투어를 준비하던 시간에서 레슨과 연구의 길로 옮겨온 임창규 프로에게 ‘좋은 스윙’은 누군가의 동작을 그대로 닮는 일이 아니다.

골프 레슨을 받으러 가면 대개 자신이 고치고 싶은 동작부터 이야기하게 된다. 드라이버가 오른쪽으로 휘고, 아이언이 짧고, 팔이 접히는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임창규 프로의 출발점은 조금 다르다. 그는 처음 만난 골퍼에게 스윙보다 먼저 몸의 불편함과 과거에 아팠던 경험을 묻는다고 했다. 더 오래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살피는 일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CLUB14가 서면 인터뷰에서 만난 임 프로의 답변에는 한 가지 순서가 반복된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서둘러 교정하기보다, 그 결과가 생긴 이유와 골퍼가 원하는 방향을 먼저 찾는 순서다.

01연구는 깊게, 설명은 쉽게

임 프로는 자신을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하고 연구하되, 레슨에서는 그 내용을 쉽게 전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투어를 준비하면서도 레슨을 병행했고, 같은 설명이 왜 어떤 골퍼에게는 통하고 어떤 골퍼에게는 통하지 않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선수 생활에서 레슨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뒤에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교육과 연구를 이어왔다.

저는 레슨을 하며 여러분들을 만나는게 더 사람 사는 세상 같아서 좋았습니다.
임창규 프로

분석을 오래 한다는 말과 설명을 쉽게 하고 싶다는 말은 서로 반대가 아니다. 오히려 그가 정교한 분석을 원하는 이유는 골퍼 앞에서 어려운 말을 늘어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한 한 가지를 알아듣기 쉽게 전하기 위해서로 읽힌다. CLUB14 에디터가 그의 답변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기술보다 사람을 앞에 놓는 태도였다.

그 태도에는 스스로 길을 바꾼 경험도 겹쳐 있다. 용인에서 선수 생활부터 대학원, 그리고 안정적으로 레슨을 하던 시절, 그는 새로운 지역으로의 진출 기회를 두고 오래 고민했다. 숫자로 답을 낼 수 없는 선택 앞에서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이 선택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인지
임창규 프로

데이터가 필요한 자리에는 데이터를 쓰고, 데이터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자리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점검한다. 그의 레슨이 골퍼에게도 ‘나에게 맞는 기준’을 찾도록 권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임창규 프로
임창규 프로

02스윙을 보기 전, 몸과 목표를 듣다

처음 만나는 골퍼에게 무엇을 먼저 묻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프거나 불편한 곳, 그리고 골프를 치며 아팠던 경험을 꼽았다. 그 다음에야 스윙 고민과 바라는 골프를 자세히 듣는다. 같은 동작을 고치더라도 각자가 몸을 써온 방식과 원하는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골프를 즐기기 위해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기에 이 질문을 가장 먼저 합니다.
임창규 프로

이 답변은 레슨의 첫 장면을 바꿔 놓는다. 화면 속 스윙을 단번에 평가하는 대신, 그 움직임 뒤에 있는 사람의 이력부터 듣는 것이다. 프로가 골퍼의 목표를 알아야 골퍼도 자신의 연습에 납득할 수 있다.

필드에서 진행한 어프로치 레슨 장면
필드에서 진행한 어프로치 레슨 장면

03‘치킨윙’을 이름만 보고 고치지 않는 이유

임 프로가 아마추어 골퍼에게 자주 듣는 고민은 치킨윙이다. 팔이 접히는 모습 자체가 신경 쓰여 왼팔을 무조건 펴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눈에 띄는 동작 하나만 떼어내 정답처럼 고치려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움직임은 볼 비행에 큰 문제가 없다면 받아들일 수 있고, 때로는 먼저 살펴야 할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치킨윙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도 더 선제적으로 교정해야 할 다른 문제의 결과값인 경우가 많죠.
임창규 프로

에디터에게 인상적이었던 건 ‘모양’과 ‘원인’을 구분하는 이 시선이다. 보기 좋은 장면 하나를 따라 하는 것과 자기 스윙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임 프로가 골퍼에게 먼저 생각해 보라고 권하는 것도 ‘프로처럼 치고 싶다’는 말의 뜻이다. 그 말이 멋진 폼을 가리키는지, 비거리를 가리키는지, 스코어를 가리키는지에 따라 연습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프로처럼’이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는 것입니다.
임창규 프로

내가 원하는 골프를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 프로와의 대화도 구체적이 된다. 치킨윙을 지우는 것보다 먼저 자신의 목표를 그리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04드라이버는 어드레스, 아이언은 절반의 힘

그렇다면 연습장에서는 어디부터 볼까. 드라이버가 흔들릴 때 임 프로가 가장 먼저 확인하라고 권하는 것은 어드레스다. 공 위치와 손 위치를 먼저 보고, 이어 상체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살핀다. 몸의 기울기만 신경 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면 오른손의 힌지 동작을 의식하면서 몸의 회전을 활용해 힘을 낮춘 스윙을 해보라고 권했다. 힘껏 치는 대신 약 50%의 힘으로 헤드가 흔들리지 않도록 연습하는 방식이다. 이는 임 프로가 제안한 연습 루틴이지, 모든 골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처방은 아니다.

필드에서 샷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새로운 스윙을 급히 만들어내기보다 평소 연습한 리듬과 템포로 돌아가는 데 집중하라고 했다. 공을 맞혀야 한다는 불안이 커질수록 몸의 흐름이 흔들리기 쉽다는 설명이다.

안 맞을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이겨내보세요.
임창규 프로

세 가지 조언을 하나로 묶으면 ‘더 세게, 더 예쁘게’가 아니라 ‘지금 내 상태를 먼저 확인하자’가 된다. 어드레스도, 절반의 힘도, 리듬도 그 출발을 돕는 장치다.

골프장 필드에 선 임창규 프로
골프장 필드에 선 임창규 프로

05라운드가 끝나면, 잘한 것 하나도 기억하기

임 프로는 골프가 빠르게 느는 사람의 습관으로 ‘명확한 상태 파악’을 꼽았다. 그냥 안 맞는다고 말하는 대신 어떤 클럽에서 어떤 실수가 얼마나 자주 났는지 설명해 보는 것이다. 그래야 레슨에서도 문제를 함께 좁힐 수 있고, 혼자 연습할 때도 무엇을 살펴야 할지 알 수 있다. 새로운 교정에서 실수가 날까 봐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초보 골퍼에게 라운드 뒤 내주는 숙제는 더 간단하다. 가장 잘한 것 하나와 가장 아쉬웠던 것 하나를 꼽아 보는 일이다. 나쁜 기억만 남기 쉬운 경기에서 잘한 장면을 일부러 찾아내는 것이다. 다음 연습의 단서를 남기면서 골프의 즐거움도 지키는 방법이라고 임 프로는 설명했다.

CLUB14 에디터가 이 인터뷰를 덮으며 기억한 것은 ‘완벽한 스윙’보다 ‘이해할 수 있는 내 골프’였다. 몸의 이력을 듣고, 목표를 말로 만들고, 실수와 좋은 순간을 함께 기록하는 일. 임창규 프로의 레슨은 그 순서를 거쳐 골퍼가 스스로 다음 질문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06임창규 프로 만나기

#TEE-OFF #임창규#골프레슨#치킨윙#스윙교정
club14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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